전체 글(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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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4-피크닉브릭하우스
딸과 함께 새해 인사차 어머니를 뵈러 다시 대구에 왔다. 치아가 더 나빠지신 어머니를 위해 육회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은 후 들린 카페. 경원대학 인근의 조그만 카페였다. 구미 에코랜드가 바로 옆에 있어 날씨가 좋았다면 산책하기 좋은 곳에 있다. 딸과 누님의 수다를 들으며 한 시간을 보냈다.
2024.02.23 -
20240220-낯선 중세
중세를 다룬 역사서 낯선 중세를 읽었다. 저자는 모교인 고려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유희수. 대략 1,000년의 기간을 의미하는 유럽의 중세는 로마제국이 망한 476년부터 르네상스가 일어난 15세기까지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로마가 쇠퇴하기 시작한 기원 후 300년 대 게르만족이 서유럽으로 밀려 들어오며 고대사회가 붕괴되고 중세가 점진적으로 시작되었으며 르네상스가 시작된 15세기는 오히려 중세의 영향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시기로 실제적인 중세의 영향은 산업혁명시기까지 미친다고 책에서 말한다. 우리의 역사를 반추해 보아도 고려의 불교는 민중에게 깊게 뿌리내려 있어 유교를 국교로 하는 조선이 건국되고 난 후 불교를 대체해서 유교가 민중에게 자리 잡은 때는 3-4 백 년이 지난 후에서야 일어난 일임에서 ..
2024.02.20 -
20240210-설날 위령 미사
세 자녀가 가톨릭에 입교한 이래 우리는 유교식 제사 대신 자녀들이 성당에서 조상을 위한 설날 위령 미사를 함께 봉헌한다. 어떨 때는 산본에서, 어떨 때는 대구에서 봉헌하는데 올 해는 대구에서 봉헌했다. 설날 아침 망 90의 어머니께 먼저 세배를 드리고 떡국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 후 인근의 태전성당으로 갔다. 대구는 아직 유교적 관습이 남았는지 마치 제사상 차림처럼 제대 앞에 조상의 이름과 과일 같은 제수를 올려놓았다. 봉헌 대신 분향으로 제사 기분을 낸 후 신부님의 강론과 축복, 미사 후 짧은 연도로 차례를 대신했다. 여성들의 고단한 제수 노동을 피하면서 경건하게 조상을 기린 하루였다.
2024.02.10 -
20240208-용서
레지오 단원들은 일 년에 두 번 상하반기로 나누어 전단원 교육을 받는다. 저명한 외부강사를 초빙해서 레지오 단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교양을 높이는 시간이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대개의 경우에는 주임신부의 강론을 듣는 경우가 많다. 지난주 전단원 교육에서 주임 신부님은 용서에 대해 강의하셨다. 긴 글이지만 정성스럽게 준비한 강론을 흘려버리기 아까워 공유해 본다.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용서에 대하여) 찬미 예수님! 2024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2월 첫째 주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어떤 결심을 하셨나요? 혹시 지키기 너무 어려운 것을 결심하셔서 힘들어하고 계시지는 않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을 사랑하시는 그분의 사랑에 감사하며, 이 한 주간을 잘 보내시기를 바랍..
2024.02.08 -
20240207-수원 스타필드
더 넓은 공간은 권력이고 돈이다. 인간의 투쟁은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공간을 얻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들린 수원 스타필드는 방문객으로 하여금 권력과 자본의 힘을 충분히 느끼게 해 준다. 흰색 벽과 둥근 모서리 마감, 그리고 3-4개 층을 터 개방감을 극대화한 공간 설계는 내가 마치 호화로운 궁전에 들어온 듯 한 우월감을 선사한다. 거기에다 간접적이지만 별마당 도서관이라는 지적 욕구까지 충족시켜 주는 공간이면 더욱더 자주 방문하게 만드는 교묘한 부추김이 있다. 여유로운 보행공간 좌우에는 쾌적한 공간의 상품 판매 매장이 있어 딱히 필요하지는 않지만 갑자기 신용카드를 꺼내게 만드는 충동구매의 성이기도 하다. 아동과 애완동물 친화적인 공간 설계로 더욱 엄마, 아빠의 지갑이 얇아질 듯... 평일 낮 ..
2024.02.07 -
20240125-피렌체 사람들 이야기
피렌체 사람들 이야기를 읽었다. 신곡을 쓴 단테부터 시작하여 과학혁명의 문을 연 갈릴레이까지 1265년부터 1642년까지 약 400년 동안 피렌체를 거쳐간 저명인사들의 간단한 이력과 업적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시기는 중세 교회의 억압에서 벗어나 근대로 넘어가는 르네상스 시기로 문학과 예술과 과학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는데 현대문명의 기초를 닦는 그 중심에는 피레체 사람들의 역할이 컸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중부의 도시국가로 1천 년 넘게 공화정을 지킨 베네치아와는 달리 정치체계의 굴곡이 심했음에도 보카치오,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 같이 교과서에 등장하는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해 내는 기적을 보여 준다. 나는 그중 피사 출신인 피보나찌에 관심이 갔다. 그는 그동안 불편했던..
2024.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