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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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제목이 긴 책을 읽었다. 원제는 invisible romans 보이지 않는 로마인인데 번역하면서 이렇게 바꿔 달았나 보다. 부제는 로마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역사서에 이름을 올리는 사람은 1%에도 미치지 못하니 장삼이사의 평범한 사람들이 나머지 99%를 이루는 것이 사실이다. 책에서는 평민부터 시작해서 빈민. 노예. 해방노예. 군인. 매춘부. 검투사. 산적과 해적의 삶을 추적하고 있다. 이천 년 전인 데다 개별 인물을 파악할 수 있는 사료가 없으므로 당시의 기록물에서 그들의 삶을 유추하는 방식으로 글을 써내려 간다. 주요한 근거는 로마가도에 있던 묘비의 비문이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신약성경, 그리고 꿈해석서 등이다. 이름 없이 태어나고 이름 없이 사라진 그들의 삶을 이천 년이 지난 지금에..
2024.07.02 -
20240620-물질의 세계
신간 물질의 세계를 읽었다. 인기 있는 책이라 예약을 걸었더니 5순위여서 책을 손에 쥐기까지 두 달이 걸렸다. 영혼이 있다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한순간이나마 물질의 세계에 몸을 담그지 않을 수 없다.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곳 모두 물질의 바탕 위에 서 있다. 영국 출신의 작가는 지구를 이루는 물질 중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섯 가지 물질에 주목하고 글을 써 내려간다. 그것은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그리고 리튬이다. 책에서는 먼저 해당 자원이 처음 발견되고 인간의 관심영역에 들어온 때부터 시작하여 채굴방법의 개선과 용도의 다양화 과정 등을 설명한다. 자원이니 만큼 채굴에 따른 환경훼손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고 지적하고 있고 자원의 미래상도 보여준다. 두꺼운 책에 사진이나 삽화..
2024.06.20 -
20240228-인도유럽인
인도유럽인이라는 책을 읽었다. 쿠르칸이라는 무덤에서 유래된 유목민족이 유럽 대륙을 이동하며 여러 문명을 만든 고대사 이야기이다. 고고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실감 있는 이야기를 먼저 서술하고 구체적인 고고학의 발굴성과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책을 써 내려간다. 책의 첫 부분은 기후 변화로 살기 어려워진 한 부족이 그들의 자식 세대를 서쪽으로 떠나보내는 이야기이다. 성경에 나오는 탈출기도 이러한 민족 이동의 한 사례이다. 이후 신석기시대를 거쳐 청동기와 철기시대로 이어지며 미케네 문명과 고대 그리스 문명으로 전개된다. 최초의 인간 루시가 나무에서 내려와 직립보행을 하게 된 계기도 동아프리카의 날씨가 건조해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구환경을 지금처럼 계속 파괴해 나간다면 먼 훗날 우리는 새로운 지구를 찾아 우주선에..
2024.02.28 -
20240220-낯선 중세
중세를 다룬 역사서 낯선 중세를 읽었다. 저자는 모교인 고려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유희수. 대략 1,000년의 기간을 의미하는 유럽의 중세는 로마제국이 망한 476년부터 르네상스가 일어난 15세기까지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로마가 쇠퇴하기 시작한 기원 후 300년 대 게르만족이 서유럽으로 밀려 들어오며 고대사회가 붕괴되고 중세가 점진적으로 시작되었으며 르네상스가 시작된 15세기는 오히려 중세의 영향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시기로 실제적인 중세의 영향은 산업혁명시기까지 미친다고 책에서 말한다. 우리의 역사를 반추해 보아도 고려의 불교는 민중에게 깊게 뿌리내려 있어 유교를 국교로 하는 조선이 건국되고 난 후 불교를 대체해서 유교가 민중에게 자리 잡은 때는 3-4 백 년이 지난 후에서야 일어난 일임에서 ..
2024.02.20 -
20240125-피렌체 사람들 이야기
피렌체 사람들 이야기를 읽었다. 신곡을 쓴 단테부터 시작하여 과학혁명의 문을 연 갈릴레이까지 1265년부터 1642년까지 약 400년 동안 피렌체를 거쳐간 저명인사들의 간단한 이력과 업적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시기는 중세 교회의 억압에서 벗어나 근대로 넘어가는 르네상스 시기로 문학과 예술과 과학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는데 현대문명의 기초를 닦는 그 중심에는 피레체 사람들의 역할이 컸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중부의 도시국가로 1천 년 넘게 공화정을 지킨 베네치아와는 달리 정치체계의 굴곡이 심했음에도 보카치오,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 같이 교과서에 등장하는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해 내는 기적을 보여 준다. 나는 그중 피사 출신인 피보나찌에 관심이 갔다. 그는 그동안 불편했던..
2024.01.25 -
20240107-코스모스오디세이
해가 바뀌어 2024년. 첫 독서로 물리학 해설서인 코스모스 오디세이를 읽었다. 부제가 재미있는데 칼세이건이 몰랐던 우주이야기이다. 그가 쓴 코스모스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살짝 다리를 걸치고 싶었나 보다. 초판일이 2018년이니 그만큼 물리학의 발전이 있었을 것이다. 책의 첫 부분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유형의 우주는 전체 우주의 5%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8%는 중력에만 반응하는 암흑물질이며 나머지 67%는 미지의 암흑에너지라고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아직 모른다는 구절을 자주 만나게 된다. 과학혁명 600년 동안 우리 인간은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95%의 우주를 모르는 만큼 알수록 모르는 것도 많아지는 모양이다. 안다는 것은 모르는 것을 알고 진리를 찾아 나설 때 얻어지는 것이다.
2024.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