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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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2-한국사전
한 방울의 물이 모여 개천이 되고 강이 되고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역사는 개인의 삶이 모여 이루어지는 대하와 같은 것. 그런 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과거 KBS에서 방영되었던 역사 다큐를 놓치지 않고 보았었다. 한국사전은 흐름 위주의 역사 관점을 개인 관점으로 치환하여 시대를 조명한 다큐인데 그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초판이 2008년도이니 14년 전의 책인데 한 번 읽고는 고이 책장에 모셔두었던 것을 꺼내서 다시 읽었다. 그럼에도 마치 당시의 다큐를 다시 보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은 모두 3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권마다 10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1권에 등장하는 인물은 홍순언, 리진, 이정기, 신숙주, 이준, 영조, 김만덕, 덕혜옹주, 홍종우, 신유장군이다. 2권에 등장하는 인물은 소..
2022.10.21 -
20221001-소유냐 존재냐
독일계 유대인인 미국의 사회학자인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읽었다. 저자는 1980년에 별세했으므로 미국의 자본주의가 절정기를 맞이했을 때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 책은 현대인이 마주한 소비사회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논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2,500년 전 인도의 부처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쳤던 진리... 고집멸도 苦集滅道가 떠올랐다. 고통은 무엇엔가의 집착에서 나오고 그 집착을 끊으면 바로 해탈할 수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깨달음. 책 제목의 영어는 To have or to be이다. be를 존재로 번역한 것에서 번역자의 고심이 느껴졌다. 우리가 익히 아는 셰익스피어의 To be or not to be는 죽느냐 사느냐로 번역되는데 같은 be를 여기..
2022.10.01 -
20220904-내전기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올라오는 일요일. 지난번 갈리아 전쟁기에 이어 카이사르가 직접 쓴 내전기를 읽었다. 카이사르가 8년에 걸쳐 현재의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전역 그리고 라인강 서부와 잉글랜드 남부 지역을 평정하고 있을 때 그의 정적 폼페이우스는 카이사르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것에 대하여 공포심을 가지게 되고 마침내 원로원과 결탁하여 카이사르를 국가의 적으로 선포한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루비콘 강을 앞둔 카이사르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쿠데타를 일으킨다. 카이사르의 내전기는 이후 스페인 전투와 그리스 전투 그리고 이집트로 건너간 폼페이우스를 쫓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한 카이사르가 이집트 왕위를 둘러싼 이집트 내전에 개입하는 것에서 끝이 난다. 카이사르가 10군단을 필두로 그를 지..
2022.09.14 -
20220824-갈리아전쟁기
라틴어로 카이사르. 영어로는 시저. 독일어로는 카이저. 러시아어로는 짜르. 모두 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인데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그 사람이다. 지금도 유럽 백인들에게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꼽히는 사람이다.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 이천여 년 전, 카이사르가 직접 쓴 갈리아 전쟁기를 읽었다. 사실 카이사르는 대기만성형 천재였는데 40세가 될 때까지는 그저 그런 인물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해적에게 납치당하기도 하고 정적의 살해 위협을 피해 국외로 망명 생활을 하는 등 평탄치 않은 청년기를 보내야 했다. 그런 그가 군 경력을 쌓기 위해 스페인 총독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된, 현재의 프랑스 지역을 정복하는 과정을 쓴..
2022.08.25 -
20220718-카이사르 군단
마사다 요새! 이슬람 적대세력에 둘러싸여 있어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군대를 가야 하는 이스라엘에서 신병들은 이곳 마사다에 모여 다시는 이 요새를 잃지 않겠다는 맹세를 한다고 한다. 이 요새는 2천 년 전 유대민족이 로마제국에 저항하여 봉기했을 때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거점이었는데 로마군이 마지막 관문을 뚫고 쳐들어오기 전날, 죽기 싫어 숨어 있던 아녀자 5명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자결로 생을 마감하여 로마제국 하늘 아래에서는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다는 유대인의 결기를 보여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요새를 공격한 로마 군단은 10 군단! 이 책은 이처럼 유명한 10군단이 카이사르에 의해 스페인의 코르도바에서 처음 창단되었을 때부터 시작하여 중동지방에서 소멸할 때까지의 과정을 기술함으로써 로마제국 시대 로..
2022.08.23 -
20220628-우주.시간.그너머
칼 세이건이 쓴 대중을 위한 과학 특히 물리학에 관한 대표적인 교양서인 코스모스는 2004년도에, 그리고 스티븐 호킹이 쓴 위대한 설계는 2010년도에 출판되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우주.시간. 그 너머는 호킹의 제자인 크리스토프 칼파르가 지은 교양서인데 2015년에 초판본이 나왔다. 따라서 그 시간만큼 좀 더 많은 최신 연구결과들이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다. 앞선 책들과는 달리 이 책에는 삽화나 사진이 하나도 없다. 대신 복잡한 수학공식도 없다. 마치 SF 소설을 쓴 듯한 자유로운 상상의 날개를 오로지 글로써 펼쳐 보인다. 그 중간중간에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밝혀온 과학이론들이 빵 속의 건포도처럼 촘촘히 박혀 소개되고 있다. 불확실성의 원리. 양자 점프. 양자 중첩. 암흑물질. 암흑에너..
202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