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64)
-
20220404-달마에서 경허까지
책 제목이 직관적이다. 달마대사가 인도를 떠나 중국에 온 후 9년 면벽수행 끝에 처음으로 제자를 받아들인다. 자신의 팔을 자를 만큼 깨달음을 갈구했던 첫 제자 혜가로부터 중국 선불교의 맥이 이어져 왔다. 이 책은 역대 조사들의 깨달음의 순간들을 기술하고 그것이 갖는 의미를 해설해 주고 있다. 책의 마지막 장은 원효로부터 시작되어 대자유인이었던 경허스님까지 우리의 선맥을 이은 스님들의 일화가 소개된다. 하지만 경허스님의 경우 본인은 큰 깨달음을 얻어 대자유를 누렸겠으나 계율을 넘어선 여러 가지 기행으로 인해 그 겉모습만 보고 파계를 깨달음의 본질로 착각한 사이비 각자가 넘쳐난 것은 큰 문제라고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성철스님은 대각자이면서도 시종여일 계율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존경스럽다...
2022.08.22 -
20220403-이뭐꼬
이 책은 성철 스님이 입적하신 후 10년쯤 된 2003년에 처음 읽은 것 같다. 이 뭐꼬는 이것이 무엇이냐라는 경상도 사투리인데 스님들이 선정에 들 때의 화두이다. 나는 가톨릭 신자이지만 입교 전에는 불가의 가르침에 많이 공명되었다. 한때는 입산수도하는 꿈도 꾸었지만 스님처럼 일도양단의 용기가 없어 속세의 먼지 속에 주저앉고 말았다. 대개의 종교지도자 특히 개신교 목사에 대해서는 혐오의 감정을 가지고 있고, 가톨릭 주교였던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서도 선종 전 그 굳건하던 의지가 꺾인 듯한 모습에서 존경을 표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조계종 대종사였던 성철 스님에 대해서는 진정한 구도자이자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공기를 나눠 마셨던 것이 감사한, 살아 돌아와 우리와 같이 살다 큰 가르침을 주시고 가신 부처..
2022.08.22 -
20220401-금강경강해
이 책을 처음 본 건 아마도 2000년의 어느 때일 것이다. 도올 김용옥 교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책을 뚫고 나올 듯했었다. 서가에 꽂혀 있던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나는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버릇이 있는데 시간을 격해 읽으면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강경은 조계종의 소의 경전인데 반야심경의 고졸본이라 하겠다. 반야심경이 정밀한 톱니바퀴로 만들어진 고급 손목시계라면 금강경은 거실에 놓여진 큰 괘종시계 같은 느낌.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은 동일한데 옛스런 느낌... 경의 내용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제법무아 무주상보시가 되겠다. 상구보리하여 진리를 알았으면 하화중생하여 보시할 일이다. 그것도 내가 보시하고 있다는 의식 없이 거저 주어야 한다. 다시 읽어 보아도 가르침..
2022.08.22 -
20220326-가불선진국
반딧불 하나 추가...^^
2022.08.22 -
20220324-이기적유전자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1976년 작 이기적 유전자. 기존의 진화론이 개체나 그룹 단위의 자연적응 과정을 설명한 것이라면 이 책은 진화의 단위를 분자까지 내려가 유전자 단위에서 고찰하고 있다. 진화론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한 개체의 이타적인 행위를 개체가 속한 그룹의 유전자 수의 증대로 설명하고 있다. 개념 자체가 독창적이어서 4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있어서도 전혀 녹슬지 않았다. 그러나 제목에서도 인지할 수 있는 현시적인 작가의 현학적 표현들이 많아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은 책이다. https://youtu.be/w0XgzKL1zWc 또 다른 독창적인 사고는 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 사회 속에서 생겨났다 성장해서 소멸해 가는 하나의 현상을 밈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작..
2022.08.22 -
20220320-코스모스
아마도 대구 원대동의 단독주택에 살 때인 1977년 1월의 어느 추운 겨울날 새벽 2시나 3시경이었을 것이다. 그때 나의 나이 만13년 8개월. 나는 방광에 가득 찬 내 몸의 잉여를 급히 몸 밖으로 내보낸 후 차디찬 새벽 공기에 쫓겨 방으로 들어가려 할 때 문득 하늘을 쳐다보았다. 투명한 밤하늘 위에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내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무엇이 있었다. 만월이었다. 그 순간 나의 머릿속을 지나가는 번개 같은 상념. 저 달은 언제부터 저 하늘에 떠 있었고 나는 또 언제 어떻게 뭘 하려고 은하계의 한쪽 귀퉁이 태양 시스템 속 3번째 행성 지구에서 유라시아 대륙의 한 귀퉁이인 한반도의 대구라는 지역의 원대동이라는 곳에 발을 딛고 서서 지금 저 달을 보고 있을까? 추위가 ..
2022.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