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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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논어
대학 1학년 때 읽었던 논어를 다시 읽었다. 대학입시 후 본격적인 성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되던 때, 모든 것이 낯설었던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길잡이가 되어준 책이었다. 공자는 2500년 전 존경받는 지식인이었으나 전쟁이 일상적이었던 춘추시대와 그보다 더 엄혹했던 전국시대에 필요한 사상은 아니어서인지 관직에 오랫동안 머물며 자신의 철학을 당시 중국 사회에 실제로 구현하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오히려 법가 사상으로 중국을 통일한 진 이후 한이 들어서면서부터 기존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기득권의 요구가 커짐에 따라 성인으로 추앙받기 시작했다가 현대 중국의 문화혁명기에는 오히려 봉건주의 질서를 대표한다고 하여 홍위병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공자는 아버지와 무녀가 들판에서 교접하여 얻은 아들, 즉 ..
2022.08.22 -
20220508-사피엔스
세 번째 읽은 사피엔스. 읽을 때마다 저자의 박식함과 풍부한 사례 인용과 위트와 현란한 단어 선택에 감탄하곤 한다. 그래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지만... 이 책은 현생인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쓴 것이다. 아프리카 식생의 변화로 다른 유인원과 달리 나무에서 내려오게 된 최초의 사피엔스 루시. https://youtube.com/watch?v=kBey-XvK0KA&feature=share 이후 직립보행과 불의 사용과 언어의 사용으로 지금은 전 지구적으로 우생 종이 되었다. 특히 신화와 종교와 제국과 자본으로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사피엔스는 지난 5백 년간의 과학혁명으로 새로운 진화를 꿈꾸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나는 이 저자의 말대로 죽음의 공포가 사라진, 대규모..
2022.08.22 -
20220424-도쿠가와 이에야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살게 된 대구 원대동의 단독주택에서 내 방의 한쪽 벽면은 책장으로 꾸며져 있었다. 사업을 시작하신 선친은 책장 가득히 책을 꽂아 두셨는데 덕분에 나는 일찍 책을 접할 수 있었다. 아마도 중학교 1학년 무렵이었을 것이다. 우연히 두툼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는데 그만 푹 빠지고 말았다. 책 이름은 대망. 대망이라는 책은 야마오카 소하치가 10여 년에 걸쳐 일본 유력 신문사에 일일 소설로 연재하였던 것을 책으로 출판한 것인데 일본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출판계약도 없이 무허가로 번역하여 나온 책이었다. 이후 정식 출판 계약을 맺고 나온 것이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3명의 센코쿠 영웅들이 ..
2022.08.22 -
20220404-달마에서 경허까지
책 제목이 직관적이다. 달마대사가 인도를 떠나 중국에 온 후 9년 면벽수행 끝에 처음으로 제자를 받아들인다. 자신의 팔을 자를 만큼 깨달음을 갈구했던 첫 제자 혜가로부터 중국 선불교의 맥이 이어져 왔다. 이 책은 역대 조사들의 깨달음의 순간들을 기술하고 그것이 갖는 의미를 해설해 주고 있다. 책의 마지막 장은 원효로부터 시작되어 대자유인이었던 경허스님까지 우리의 선맥을 이은 스님들의 일화가 소개된다. 하지만 경허스님의 경우 본인은 큰 깨달음을 얻어 대자유를 누렸겠으나 계율을 넘어선 여러 가지 기행으로 인해 그 겉모습만 보고 파계를 깨달음의 본질로 착각한 사이비 각자가 넘쳐난 것은 큰 문제라고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성철스님은 대각자이면서도 시종여일 계율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존경스럽다...
2022.08.22 -
20220403-이뭐꼬
이 책은 성철 스님이 입적하신 후 10년쯤 된 2003년에 처음 읽은 것 같다. 이 뭐꼬는 이것이 무엇이냐라는 경상도 사투리인데 스님들이 선정에 들 때의 화두이다. 나는 가톨릭 신자이지만 입교 전에는 불가의 가르침에 많이 공명되었다. 한때는 입산수도하는 꿈도 꾸었지만 스님처럼 일도양단의 용기가 없어 속세의 먼지 속에 주저앉고 말았다. 대개의 종교지도자 특히 개신교 목사에 대해서는 혐오의 감정을 가지고 있고, 가톨릭 주교였던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서도 선종 전 그 굳건하던 의지가 꺾인 듯한 모습에서 존경을 표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조계종 대종사였던 성철 스님에 대해서는 진정한 구도자이자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공기를 나눠 마셨던 것이 감사한, 살아 돌아와 우리와 같이 살다 큰 가르침을 주시고 가신 부처..
2022.08.22 -
20220401-금강경강해
이 책을 처음 본 건 아마도 2000년의 어느 때일 것이다. 도올 김용옥 교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책을 뚫고 나올 듯했었다. 서가에 꽂혀 있던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나는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버릇이 있는데 시간을 격해 읽으면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강경은 조계종의 소의 경전인데 반야심경의 고졸본이라 하겠다. 반야심경이 정밀한 톱니바퀴로 만들어진 고급 손목시계라면 금강경은 거실에 놓여진 큰 괘종시계 같은 느낌.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은 동일한데 옛스런 느낌... 경의 내용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제법무아 무주상보시가 되겠다. 상구보리하여 진리를 알았으면 하화중생하여 보시할 일이다. 그것도 내가 보시하고 있다는 의식 없이 거저 주어야 한다. 다시 읽어 보아도 가르침..
2022.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