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저런글(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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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4-진진김밥
김밥이 먹고 싶다는 아내의 뜻에 따라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방문한 진진김밥. 실내 좌석이 7개인 조그만 분식집이다. 모녀가 운영하는데 위치는 산본시장 외곽에 있었다.우리는 진김밥과 묵은지참치김밥, 그리고 쫄우동 하나를 주문했다. 가격은 3천 원, 4천 원, 6,500원. 김밥이 커서 한 입에 다 넣기 어려울 정도. 쫄우동에는 삭힌 청양고추가 들어가 있어 약간 매운 맛이 났다.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했다.
2023.02.14 -
20230110-매생이굴떡국
경상도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나는 직장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매생이국을 먹어 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나의 첫 매생이 국 경험은 너무 뜨거워 입 천정이 다 벗겨졌던 것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기억도 희미하지만 직장이 있던 충무로 부근 어디 식당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내가 갑자기 매생이 국을 먹고 싶다고 했다. 집 앞에 있는 전통시장에서 한 덩이 2,000원을 주고 두 덩이를 업어 왔다. 푸르고 가는 실이 엉켜 있는 매생이를 찬물에 세 번 헹구어 체에 담아 놓고 곁들일 굴도 씻어 놓았다. 마늘 몇 쪽을 다져 넣고 매생이와 굴을 넣은 다음 참기름을 두르고 볶아 주었다. 그런 다음 버섯과 배추와 파를 넣은 후 미리 준비한 멸치다싯물을 넣고 끓여 주었다. 새우젓으로 밑간을 하고 마무리 간은 집간장이나 까나리액..
2023.01.10 -
20230109-오징어게임
미세먼지가 맹위를 떨친 사흘동안 외출을 삼가하고 집에서만 지냈다. 무료한 시간을 죽이기 위해 이미 볼 사람은 다 본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게임을 보았다. 서울대 경영학과 수석입학의 수재였으나 선물거래로 많은 빚을 진 상우. 자동차공장 생산직원이었으나 해고되어 사채에 시달리는 주인공 기훈. 탈북하여 소매치기로 살아가는 소녀 새벽. 보스의 돈을 훔쳐 필리핀 카지노에서 탕진하고 쫓기는 폭력배 덕수. 사기 전과 5범의 여자 미녀. 목사인 아버지가 어린 자신을 능욕한 것도 모자라 어머니를 죽이자 그런 아버지를 죽인 소녀. 악덕사장에게 일한 대가를 제 때 받지 못한 파키스탄 이주 노동자 알리. 30년간 유리공장 노동자였던 이. 뇌종양을 앓고 있는 자산가이나 사는 것이 재미없어 재미로 게임에 참가한 노인 일남 등....
2023.01.09 -
20230104-백고동숙회와 눈덮힌 반월호수
아내는 백고동 숙회를 좋아한다. 대학생 시절 대구의 동성로에서 만나면 교동시장의 가판에서 500원을 주고 백고동숙회-대구에서는 소라라고 한다- 를 자주 사 먹곤 하였다. 그때의 입맛은 4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맛인가 보다. 겨울철 백고동이 나올 때면 이야기 꺼리의 단골 주제가 소라를 사먹던 대학생 시절이다. 그때만큼 배고프지도 않은 시절이지만 그때의 맛을 찾아 백고동 2kg을 주문했다. 택배비 포함 31,000원 신선할수록 진액이 많이 나오는 바다생물이므로 여러 번 헹궈내야 한다. 그리고 삼삼하게 먹으려면 최소 30분 정도는 물에 담궈 소금기를 제거해 주어야 한다. 비린내 제거를 위해 파와 소주 한컵을 붓고 약 20분~30분가량 삶아야 하는데 쉽게 끓어 넘치므로 뚜껑을 열고 삶아야 하며 중간중간에 ..
2023.01.04 -
20221228-아바타 물의 길
아내와 함께 아바타 속편 물의 길을 봤다. 1편의 충격과 감동이 커 속편 물의 길에 대한 기대도 컸다. 기대대로 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영화의 몰입도는 좋았다. 그러나 전개되는 스토리는 1편과 다를 게 없어 진부하며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가치관도 전편과 변함이 없다. 달라진 것이라고는 제목처럼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3시간의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은 것은 바다생물을 주제로 한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화면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었다. 아바타 1편을 처음 보았을 때 먼저 떠오른 것은 캐빈코스트가 주연한 늑대와 함께 춤을 이라는 영화였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홀로 전방초소를 지키던 미군병사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동화되어..
2022.12.28 -
20221023-삼성전자 가족초청행사
대학원을 졸업한 딸은 빅데이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kx라는 외국기업에 입사했다. 2년을 잘 다니던 아이는 회사의 미래에 비전이 없다며 좋은 보수를 포기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야겠다며 원서를 넣었다고 하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치러진 시험에서 문제를 반 밖에 풀지 못하였다고 툴툴거리더니 합격통지를 받았다고 말해 우리 부부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러고는 어느새 3년 차.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중지되었던 가족 초청행사가 재개되었다며 우리를 초대했다. 경상도 김해 김씨 반가의 규수인 아내는 공식행사에는 반드시 의관부터 정제해야 하는 고지식한 성격이라 며칠 전부터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여파는 나에게 까지 미쳐 두발정리는 물론 드레스코드까지 세심한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마침내 중추..
202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