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저런글(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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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0-40년만의 역귀성
1982년 학업을 위해 대구를 떠난 지 올해로 40년. 그동안 명절 때가 되면 대구로 귀성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차표를 예매하거나 엄청난 차량의 파도 속을 뚫고 왕복 9시간의 험난한 운전을 감내해야 했었다. 그러다 장인 장모님도 돌아가시고 동생이 군포로 이주하자 대구에 홀로 계신 어머니는 역귀성을 생각하셨으나 작년은 코로나로 인해, 올해 설은 건강상의 이유로 결행하지 못하셨다. 여름을 무사히 견뎌내신 어머니는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하셨는지 이번 추석은 내 집에서 보내시겠다고 누님과 함께 상경하셨다. 덕분에 나와 동생은 처음으로 귀성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 대략 20인분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다가왔다...
2022.09.10 -
20220822-AK플라자 금정점
금정역 인근에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상업지역에 새로이 AK플라자 금정점이 들어섰다. 미루고 미루다 마침내 오늘 구경하러 갔다. 금정역사에서 1.2번 출구로 나가 지상 2층으로 이어진 복도를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보는 수리산도 아름다웠다. 2층은 전문음식점이 입점해 있고 1층은 푸드코트로 조성되어 있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우리는 칼국수와 보리밥을 주문해 점심으로 먹었다. 수육은 좋았으나 칼국수는 육수와 겉돌았고 밀가루 맛이 나서 좋은 평가를 하기는 어려웠다. 메인 판매점들은 지하 1층에 입점해 있는데 전문 쇼핑몰로 지은 건물이 아니다 보니 동선이 복잡하고 매점들이 일목요연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아직 여기저기 입점 공사 중인 곳이 많아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
2022.08.28 -
20220221-명화그리기
지난달부터 그리기 시작한 명화 그리기를 마쳤다. 자그만 번호를 읽을 수 있는 시력과 경계선을 따라 물감을 칠할 수 있는 떨리지 않는 손과 충분한 시간과 계속 그리고자 하는 끈기가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캔버스가 바탕인지라 가까이서 보면 깨알같은 흰점이 보이는데 멀리서 보면 그럴듯하다. 마지막은 잘 말린 다음 색이 변하지 않도록 유막을 입히고 벽에 걸어 장식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사생대회에서 겪었던 그림에 대한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덤이다.
2022.08.28 -
20220810-아내의 생일파티
아내의 생일이다. 이런 기념일을 잊고 지나가면 후과가 엄청나게 다가오기 때문에 일정표에 잘 남겨 두어야 한다. 딸과도 미리 일정을 조율해서 아내의 심기가 불편하지 않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11시가 되니 아내의 고향 친구 모임에서 화환과 예쁜 떡이 왔다. 저녁 만찬은 어버이날 때 갔다가 만석이 되어 먹지 못했던 양갈비 집 화양으로 아내가 정해주어 고민을 덜었다. 산본역 앞에 있는 화양은 식탁 7개의 조그만 식당이다. 고기의 질은 좋아서 잡내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조그만 숯불 화로에 무쇠 재질의 칭기즈칸 화로를 얹어 종업원이 먹기 좋게 구워준다. 곁반찬은 피클 하나뿐이지만 대파. 버섯 같은 가니쉬를 양고기와 같이 구워 주므로 만족할 만하다. 단점은 배기가 원활하지 않아 고기 굽는 연기가 매..
2022.08.27 -
20220804-다슬기국
베이커리 카페를 다녀온 아내가 빵에 잔뜩 들어 있던 크림에 속이 니글거린다고 하였다. 출근할 때 패션을 보자면 도심의 세련된 오피스레이디 모습 그 자체인데 입맛은 고향 안계의 토속적인 그것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다. 그래서 모처럼 다슬기국을 끓였다. 다슬기는 한살림에서 냉동제품으로 파는 것을 2개 사두었다. 야채는 버섯과 부추와 파 그리고 아욱을 준비했다. 아욱은 초벌로 씻은 후 소금을 한줌 넣고 박박 주물러 행궈 내야 비린 맛을 없앨수 있다. 나머지는 적당한 크기로 자르거나 채로 썰어 준비해 둔다. 부족한 국물은 북어와 멸치가루와 파뿌리를 넣어 만들어둔 육수로 보충한다. 다슬기 삶은 것이 끓으면 된장을 풀고 마늘과 고춧가루를 조금 넣은 후 준비한 야채를 넣고 다시 끓인다. ..
2022.08.27 -
20220803-만남 기념파티-부산횟집
아내를 만난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촐한 파티를 하기로 했다. 당초엔 만남 당일 하기로 했는데 여름휴가로 부산 횟집이 쉬는 바람에 하루 지연되었다. 회보다는 곁반찬을 더 좋아하는 아내의 취향에 부합하는 횟집이다. 두 사람이라 5만 원 모둠 회를 주문하면 바로 나오는 것들. 번데기.멍게.셀러드... 다 맛이 좋다. 다음으로 전복 찜. 새우튀김. 파전. 그리고 뜨겁지만 시원한 미역국이 솥째 나온다. 다음으로 따뜻한 무쇠 그릇에 담겨 나온 건 돼지고기 불고기와 콘치즈, 그리고 초밥 4피스. 콘치즈는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템이다. 메인 회... 우럭과 광어와 능성어인 듯. 마지막은 우럭 머리를 넣어 끓인 매운탕에 라면사리. 소주 한 병으로 남은 30년도 함께 행복하게 살자며 건배하였다...
2022.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