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저런글(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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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2-만남 40주년 기념일
아내를 처음 만난 날이다. 40년 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옆 지하 커피숍. 육촌 누이의 소개로 5 대 5 미팅이었다. 나는 버스표를 냈는데 마침 버스표가 없었던 아내는 먼저 버스표를 집었던 친구에게 양보를 받아 나와 짝이 되었다. 운명의 시작은 그렇게 우연이 겹쳐 일어나나 보다. 아내를 처음 보았을 때 세장형의 예쁜 몸과 계란형 얼굴이 첫눈에 다가왔다. 그 이후로 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가 시작되었고 7년의 우여곡절 끝에 결혼으로 이어졌다. 나는 여러모로 부족한 이와 오랜 세월 같이 해준 아내에게 미고사로 건배사를 외쳤다.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2022.08.27 -
20220508-어버이날
어버이날이다. 어머님께는 일찍 전화로 안부를 여쭈었다. 어버이날을 맞아 어제저녁 딸이 양 갈비를 사주겠다고 하였다. 당연히 ok. 예약이 안된다고 해서 5시 30분에 집을 나서 군포 시청 앞에 있는 양 갈비 집으로 갔더니 떡하니 예약석 팻말이 식탁에 놓여 있었다. 다른 빈자리도 없고... 분개한 우리는 산본역 앞 양 갈비 집으로 발길을 옮겼더니 그곳도 만석이라 입장불가였다. 차선책으로 고른 곳이 신씨화로 집. 건물 2층에 있는데 식탁 10여 개 정도의 조그만 고깃집이었다. 우리는 등심, 갈빗살, 삼겹살 세트 68,000원으로 주문했다. 숯불은 옹기에 조그마하게 나오는데 식사 내내 충분한 화력을 유지했다. 딸이 만들어준 꿀술... 소주컵에 소주 90, 맥주 10의 비율로 만든단다..
2022.08.27 -
20220429-할아버지 연습
나의 손위 동서의 딸, 그러니까 평촌 처형의 딸은 스코틀랜드 애딘버러에서 살고 있는데 결혼 후 7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작년 말에 엄마가 되었다. 질녀는 남편, 즉 질서와 둘이서 낯설고 물설고 말선 이국땅에서 갓난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며 작년 12월에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고자 코로나를 뚫고 일시 귀국하였다. 우리는 갑자기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다. 정식 명칭은 종조부, 종조모가 되겠지만... 모처럼 집안에 갓난아기가 태어나자 9자매 동서의 단체 카톡 방은 아기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진과 동영상과 이를 본 이모할매들의 격한 리액션으로 쉴 틈이 없었다. 다들 코로나로 인해 아이의 실물을 보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곤 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아이가 머무르고 있는 평촌 처형 집에 부분 리모델링..
2022.08.27 -
20220424-모둠새순쌈밥
매년 이맘때면 안계에 사시는 처형께서 봄 선물을 보내 주신다. 올해도 어김없이 산야에서 채취하신 귀한 새순들을 보내 주셨다. 부추.오가피나무순.당파.돌미나리.엄나무순.가죽나무순... 깨끗하게 씻어 돼지고기 불고기와 함께 쌈을 싼다. 쌈을 쌀 때는 나무순을 골고루 하나씩 넣고 볼이 미어지도록 크게 만들어 먹어야 한다. 그러면 쌉싸름한 봄 내음이 입안 곳곳을 적시며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세상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혼돈이지만 자연은 순리대로 때에 맞춰 자신의 몸을 인간에게 귀한 먹거리로 내어준다.
2022.08.27 -
20220413-능안공원산책
봄비가 그친 후 찬바람이 부는 수요일. 아내와 함께 집 근처 능안공원으로 갔다. 산본은 곳곳에 야산이 있어 공원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 많다. 야트막한 정상에는 팔각 정자가 있고 주변엔 운동기구가 준비되어 있다. 찬 바람에 벚꽃잎이 떨어져 산책로를 분홍빛으로 물들여 놓았다. 아내가 은퇴하면 꽃길만 걸으라는 하느님의 배려라고 훈시 말씀을 내려 주시어 감읍했다. 인근 콩나물국밥집에서 외식하고 돌아와 세 시간 동안 욕실 벽면을 시트지로 바르는 노동을 했더니 등이 아파왔다. 아무래도 은퇴 후 육체노동은 힘들 것 같다.^^
2022.08.27 -
20220404-연어스테이크
아내가 좋아하는 연어. 회로 자주 먹지만 두툼하게 썬 연어를 스테이크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이마트에서 연어 350g을 14,000원에 구매하고, 양송이 버섯 3,500원과 아스파라거스 6,500원, 그리고 사두었던 양파로 가니시를 푸짐하게 볶아 곁들였다. 저렴한 가격인 7,900원에 산 g7 포도주는 두 잔씩 반병. 양송이 수프와 모닝빵으로 탄수화물을 보충하고 입가심용 마무리 커피는 카누 아메리카노. 20일간의 휴가를 마무리하는 점심이었다.
2022.08.27